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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있습니다. 수동재생이에요. 슈퍼키드-내사랑 K리그)

안녕하세요. 푸른별입니다.
이 리뷰를 쓰려고 앉아 있으니 마음이 무겁네요. 무겁지만 힘내서 써 가려고 합니다.

오늘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전북vs알사드 경기가 열렸습니다. 모두가 알다시피 알사드는 8강에서부터 비열한 플레이와 밀어주기로 결승까지 올라온 팀이었기 때문에, 전북이 알사드를 때려잡고 세상에 아직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를 모두가 바랬으나, 세상에 신이 있다면 안타깝게도 정의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모양입니다.

 

침대축구의 진수를 보여주는 알사드 타히르. 수원전.


경기 전부터 이미 열기는 뜨거웠고, 4만 3천명을 수용하는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 예매표만 3만 500여장에 이르렀습니다. 전북의 경우에는 핵심 수비수 조성환과 공격수 로브렉이 경고누적으로 출전할 수 없었고, 전북을 결승에 진출시키는데 지대한 공을 세운 아챔 득점 1위 이동국이 부상 여파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습니다. 이동국 대신에는 장신 공격수 정성훈이 선발 출전했지요. 2006년부터 아챔은 동아시아 팀들의 독무대였기에(한국 3회 우승, 일본 2회 우승) 중동 팀의 승리를 대놓고 밀어준 AFC. 이번에 수원-알사드 경기 패싸움의 징계조차 공정하지 내리지 못했습니다. 알사드는 케이타, 니앙 등 4강전에서 물의를 일으킨 선수들이 전원 이상없이 경기에 출전했습니다. 이번에 전북이 우승한다면 09년 포항, 10년 성남에 이어 K리그 팀의 3회 연속 우승이었고, 모든 K리그 팬들이 한마음으로 전북을 응원했습니다. 축구 같지도 않은 축구를 보여주는 악의 축 알사드가 망하기를 바라면서요.


다음은 전북의 베스트 일레븐입니다.

------------정성훈------------
서정진------루이스------에닝요
---------김상식--정훈---------
박원재--손승준--심우연--최철순
------------김민식------------


알사드의 베스트 일레븐은 과감히 생략하겠습니다. 그런 쓰레기들 이름 일일이 알아 뭐한답니까.

경기는 시작부터 전북의 일방적 공격으로 이어졌습니다. 알사드는 거의 선수비 후역습 전술만을 가지고 나온 듯 경기 내내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서정진-에닝요-루이스로 이어지는 빠른 원터치의 공격전술로 전북은 경기 내내 알사드를 밀어붙였습니다. 알사드는 버티다가 간간히 공을 잡으면 역습에 나서는 형국이었구요. 선제골도 매우 빠르게 터졌습니다. 전반 19분,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 가까이에서 얻은 프리킥을 에닝요가 그대로 파포스트로 차 넣었습니다. 알사드 골키퍼는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로 좋은 킥이었지요. 선제골 이후에 전북은 완전히 경기를 장악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후 몇번이나 알사드의 거친 플레이로 PK를 얻을 뻔했으나 심판의 재량으로 넘어간 부분은, 이후를 생각하면 매우 아쉽기 그지없습니다. 이 때만 해도 그냥 전북이 낙승하는 줄 알았으니 말입니다.

 

전북의 공격사령관으로 활약한 에닝요.


아무튼 전북은 빠르고 화려하면서도 효율적인 플레이로 알사드를 요리하고 있었습니다. 유려한 드리블로 한두명 제끼다가도 알사드가 공을 커트하면 뒤에 대기하고 있던 선수가 다시 공을 받아 공격을 전개하고, 원터치 플레이에 빠른 돌파로 경기를 지배해 나갔습니다. 루이스와 에닝요의 돌파와 패스는 메시가 전북에 임대 온 듯했고, 정훈 역시 최선을 다해 중원을 장악했습니다. 측면에서는 박원재와 최철순이 투지 넘치는 돌파로 계속 찬스를 만들어 나갔고, 롱패스를 올리면 190센티미터의 장신 공격수 정성훈이 공을 떨궈주었습니다. 알사드가 간간히 역습에 나섰지만 돈으로 끌어모은 팀 답게 개개인의 돌파나 개인기는 훌륭했으나 패스워크는 형편없었습니다.

하지만 전북은 전반 29분 불의의 실점을 하고 맙니다. 케이타가 올린 크로스를 심우연이 헤딩으로 걷어내려다 골문으로 빨려들어가고 만 것입니다. 김민식 골키퍼가 손을 뻗었으나 늦었습니다. 이때부터 알사드가 조금 더 흐름을 잡아나간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주도권은 전북이 쥐고 있었습니다. 전북 선수들은 왠지 뭐랄까, 조금 마음의 부담을 안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조금 급해 보였달까요. 이런 분위기에서 전반전은 끝났습니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전북은 수비형 미드필더 정훈을 빼고 공격수 김동찬을 투입했습니다. 전북이 경기를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수비형 미드필더가 두 명이나 필요하지는 않다는 계산에서였지요. 그 유명한 최강희 감독과 전북의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였습니다. 하지만 후반전에 먼저 골을 터뜨린 쪽은 결국 알사드였습니다. 벨하지의 한번의 빠른 역습이 중앙으로 연결되었고, 케이타가 한번의 볼터치로 좋은 찬스를 만들어 때려넣었습니다. 벨하지나 케이타나 왕년의 스타 선수고, 클래스 있는 골이었습니다만... 케이타가 4강전에서 패싸움에 연루되었지만 AFC의 비호로 징계를 받지도 않고 결승전에 그냥 출전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분하기만 할 따름입니다.

전북 선수들은 매우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아직 경기는 30분 가량 남아있었습니다만, 이미 표정은 일그러져 있었습니다. 이 때 전주 경기장을 꽉 채운 팬들이 선수들에게 힘을 주었습니다. "힘을 내라! 전북!" 전북 선수들은 전열을 가다듬고 다시 닥공에 나서고, 알사드는 그 유명한 침대축구로 맞서기 시작했습니다. 아주 가관도 그런 가관이 없었습니다. 갑자기 쥐가 나서 쓰러지는데, 들것이 들어와도 나가지도 않고 버티던가, 자기들끼리 부딪치고 둘다 아프다고 뒹군다던가, 가슴을 밀쳐졌는데 갑자기 다리를 부여안고 쓰러진다던가, 자기가 혀깨물고 아프다고 뒹구는 놈도 있었습니다. 그건 그야말로 축구도 아니었습니다. 우즈벡 출신 주심도 짜증스럽게 반응하며 카드를 주었지만 그렇다고 그칠 놈들이 아니었습니다.

박문성 해설 말처럼 걔네들 문화인가 봅니다. 미개인들.


닥공에 나선 전북은 골대를 두세번 맞추었고, 전북의 좋은 찬스들이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헤딩슛이 골대를 때리자 그대로 오버헤드킥으로 연결하고, 알사드 수비가 헤딩으로 걷어내고 전북 공격수가 그 공을 그대로 슈팅을 때렸으나 빗나간 장면은 정말 대박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알사드는 골대와 골키퍼의 선방으로 버텨나갔지요. 알사드의 골키퍼 누구더라, 모하메드 사크르? 나쁜 놈이긴 나쁜 놈이지만(수원과의 4강전) 실력은 좋더군요. 전북은 부상이 완쾌되지 않은 이동국까지 투입하며 공격수 5명(정성훈-에닝요-김동찬-이동국-이승현)을 투입하는 초강수를 두며 밀어붙였지만 경기는 뜻 같지 않았습니다. 이동국 선수에게도 두어번 찬스가 왔습니다만, 좋은 슈팅도 있었고 나쁜 슈팅도 있었고... 하지만 골을 터뜨리지는 못했습니다. 경기 종료 후 최강희 감독님의 말처럼, 축구가 영화나 만화라면 이동국이 골을 넣고 경기가 끝났어야 했겠지만, 축구는 현실일 뿐이었습니다.

아, 이 타이밍에서 잠깐 손승준을 칭찬하고 싶습니다. 핵심 수비수 조성환이 경고누적으로 출전할 수 없었던 데 따라 대타로 나온 손승준이었습니다만, 걱정과는 달리 매우 좋은 수비를 보여 주었습니다. 더군다나 나중에 전북이 전원 공격에 나설 때 홀로 후방에 남아 안정적으로 지켜준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만약 그가 흔들렸다면 전북은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앞으로 나가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경기는 후반 45분에 이르러, 그냥 이대로 지는 줄 알았습니다만 후반 46분에 전북은 드디어 동점골을 성공시키게 됩니다. 측면을 뚫은 박원재가 코너킥을 얻어냈고, 에닝요가 찬 코너킥을 교체투입된 이승현이 헤딩슛으로 연결한 것입니다. 전주성은 열광의 도가니로 빠지고, 그렇게 양팀은 연장전에 돌입하게 됩니다.

연장전에서도 계속해서 전북의 공세가 이어졌습니다만, 또다시 골대 불운과 결정적인 정성훈의 슛이 상대 골키퍼에 막히는 등 양팀은 공방 끝에 드디어 승부차기에 돌입하게 됩니다. 결국 김동찬과 박원재가 실축하며 우승은 알사드에 내 주고 맙니다.

아무도 축하해 주지 않는 부끄러운 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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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축구는 유례없는 고난을 겪어야 했습니다. 작년 월드컵만 해도 모든 방송사에서 월드컵 중계권 문제로 싸웠지만, 올 시즌에 들어서 K리그 중계는 찾아볼 수조차 없었습니다. 오죽하면 중계가 없어 각 구단에서 전술 분석용 카메라 한대를 가지고 자체중계에 나서야 했습니다. 팬들은 한국에서 열리는 경기를 보기 위해 외국 방송사들을 찾아다녀야 했습니다. 모든 언론은 K리그에 대해 악의적인 기사들을 써 댔고, 5월에 들어서며 윤기원 선수의 죽음에 이은 승부조작 스캔들이 터졌습니다. 8월에는 한일전에서 대패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악운도 이런 악운이 없을만큼 올 한해 한국축구는 너무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AFC는 아시아 무대에서의 한국의 일방적인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갖은 술수를 썼습니다. 대내외적으로 너무 힘든 2011년이었습니다.

오는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는 41805명의 관중들이 찾아 주셨습니다. 올 한해 K리그가 이렇게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북이 아시아 맹주의 자리에 오르는 것을 보기 위해서 전국에서 찾아오신 팬들입니다. 오늘 챔피언의 자리를 차지했더라면 최고의 축제가 되었을텐데 아쉽기만 합니다. 하지만 모두가 K리그를 죽이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음에도 이러한 팬들이 언제나 굳건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기에 오늘도 K리그는 한 단계 한 단계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알사드 선수 중 유일하게 페어플레이를 한 이정수 선수.

분합니다. 실력으로 승부가 결정된 것이 아니라 꼼수와 술수에 의해 챔피언이 결정되었다는 것이 말입니다. 누가 봐도 확실한 선과 악의 대립이었지만 결국 승리의 여신이 항상 정의의 편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늘 전북이 보여준 경기력은 평소 전북의 경기력에는 미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선수들을 비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모두 우승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필사적으로 뛰었고, 그거면 충분합니다. 전북이 실력이 모자라 패배한 것이 아니라, 알사드의 술수와 치졸한 플레이와 억세게 좋은 운 때문에 패배한 것입니다. 승리는 알사드가 가져갔지만 명예는 전북이 가져갔습니다. 진정한 아시아 No 1. 은 전북 현대 모터스입니다. 전북 선수들이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는 거 모두가 다 압니다. 자책 안 했으면 좋겠네요.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PS. 어제 경기에서 안타깝게 패배한 이후로 블로그에 경기 리뷰를 작성하면서, 그리고 오늘 내내 알사드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세파한과의 8강 2차전, 수원과의 4강 1, 2차전, 전북과의 결승전 모두 지켜봤으니까 알사드의 아챔 마지막 4경기를 모두 지켜본 셈입니다. 골키퍼 모하메드 사크르도 선방 능력 있는 골키퍼 축에 들고, 돌파와 킥이 좋은 왼쪽 측면요원 벨하지, 수비의 신 이정수, 워낙 강력한 돈빨로 끌어모은 투톱 니앙과 케이타. 둘다 쓰레기지만 개인기량만은 굉장하죠. 포사티 감독도 나쁜 놈이지만 경력 있는 유명 감독입니다. 카타르 국대 별거 아니지만 그래도 국대, 올대 합쳐서 14명이라고 들었습니다. K리그에 국대 올대 합쳐 14명을 보유한 클럽이 있나요? 카타르 내에서는 분명 대단한 위치를 차지하는 클럽일 것입니다. 중원에서 경기를 풀어줄 선수는 보이지 않지만 탄탄한 수비를 자랑하죠. 여기까지 생각하고 나니 내심 안타깝네요. 그 좋은 전력을 가지고 고작 그런 침대축구밖에 하지 못한다는 게 말입니다. 왜 이 스쿼드로 더 좋은 축구를 할 생각을 하지 않고 그런 축구 같지도 않은 쓰레기 "퍼포먼스"로 일관하는지 말입니다.

Posted by ★푸른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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